다저스팬들을 계속 조련하는 하렌

다저스팬들은 항상 다저스타디움을 늦게 방문(fashionably late)하는 것으로 유명한 가운데, 하렌(Dan Haren)은 계속해서 꾸준하지 못한 피칭을 하고 있다. 1회부터 다저스경기를 관람했던 팬들이라면 홈런을 허용한 하렌이 정말로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1회가 지난 후 혹은 3회부터 경기를 관람했던 팬이라면 하렌이 시즌 초반에 엄청난 페이스로 돌아왔다고 느꼈을 수도 있을 것이다.

33살의 하렌은 다저스의 피칭 로테이션에서 가장 취약점이라는 사실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닌데, 왜 이렇게 그를 방치하는 것일까? 실질적으로 하렌은 다저스의 5선발이며, 5선발이란 대게 가장 느슨한 연결고리일 것이다. 하지만, 하렌은 야구계에서 몇 안되는 두 자리 수 승수를 기록중인 5선발이며, 지난 금요일 메츠전 승리투수로 11승 10패를 기록한 선수가 되기도 하였다.

메츠의 선두타자였던 그렌더슨(Curtis Granderson)은 하렌의 3구를 때려서 우측펜스를 넘겨버렸는데, 하렌이 기록한 이 피홈런은 시즌 25번째이다. 리드오프 홈런을 허용한 후 하렌은 다음 22타자중에 19타자를 범타시켰으며, 이 사이에 4타자 연속으로 삼진처리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리하여 하렌은 이날 최종적으로 7이닝동안 3피안타 1실점 볼넷없이 6K를 기록하면서 5선발로는 결코 나쁘지않는 수치를 기록하였으며, 사실상 하렌이 1선발이었다고 할지라도 이 날 성적은 나쁜 기록이 아니었다.

"커쇼가 오른팔로 던진 것 같습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메팅리가 이렇게 말했다. "하렌은 경기초반에 실점을 했지만, 그 이후로는 어떤 점수도 내주질 않았어요. 하렌은 오늘 정말 깊이 있는 투구를 했으며, 공도 잘 로케이션되었습니다. 첫 5타자 정도까지는 힘들었지만, 그 이후로는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공을 뿌렸습니다."

일부 다저스팬들은 하렌의 너무나도 솔직한 모습을 좋아하는데, 한때 자신의 나쁜 등판결과는 피로로 인한 것이었다는 말을 했었다. 그러면서 나쁜 투구에 대해서는 커쇼같이 오로지 자신의 책임이었다는 말을 수용하기도 했었다.

"경기 운용을 조정했습니다. 좋은 스터프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초반에 홈런을 허용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해서 나쁜 등판 결과는 잊어버릴려고 했습니다. 커브도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점 좋아지고 있고요."

실제로 하렌의 커브는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이 맞다. 요즘 하렌의 커브는 거의 치기 불가능할 정도로 로케이션될 정도인데, 자신의 스플리터에 너무 의존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다. 스플리터가 잘 형성된다면 그 공은 좋은 무브먼트를 보여주지만, 그게 안된다면 단순히 87마일짜리 치기 좋은 공(meatball)에 불과해버린다. 그래서 그렌더슨이 그 공을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 오프시즌때 다저스가 하렌과 1년간 10M으로 계약했을때 180이닝 이상을 던진다면 2015년시즌은 베스팅이 되는 플레이어 옵션을 포함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하렌이 그 옵션을 달성하고 다저스에 더 머문다는 것을 선택한다면 그는 내년 시즌에도 보장된 금액이 된다는 것이다. 금요일 7이닝을 던지면서 하렌은 올시즌 150이닝을 던졌다. 해서 앞으로 그 옵션달성까지 30이닝이 남았으며, 거의 6번정도의 선발등판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하렌은 이렇게 말을 했다.

"그건 정말로 멍청한 소리입니다. 제가 내년에 뛸지 누가 알겠어요? 올시즌 179.2이닝을 던지고 지구우승을 차지한다면 그걸로 된겁니다. 저는 충분히 많은 돈을 벌었어요. 제 자신을 속물(snob)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저의 목표는 단순히 승리일뿐입니다. 베스팅 옵션은 마지막에 생각해야할 문제일뿐 입니다."

다저스팬들은 남은 기간동안 하렌의 많은 홈런과 경기 초반 붕괴를 계속해서 비난할 것인데, 만약 그가 지난 4경기의 등판(3승 1패 2.70ERA 20K/4BB)을 시즌끝까지 유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된다면 내년에 그가 5선발이 되는 것은 나쁜 것만은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